기억의 궁전 Memory Palace

Interactive installation 3D game engine / 2006

기원전 6세기에 태어난 그리스의 시인 시모니데스는 수사학자들이 “기억의 궁전”이 라 명명했던 방법을 생각해 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것이 바로 최초의 정보공간이었다. 그는 이야기 전개를 건축물로, 이야기 속의 추상적인 개념들을 널찍하고 치밀하게 장 식된 상상의 집으로 생각했다. 시모니데스의 방법은 시각적 기억이 문자 기억보다 훨 씬 오래간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우리는 어떤 인물의 이름보다 그 사람의 얼굴을 더 잘 기억한다.

나는 오랫동안 나의 꿈을 전통적인 방식인 글이나 드로잉을 통해 기록해 오고 있다. 시모니데스의 시각적 기억에 대한 아이디어는, 꿈이라는 비언어적 성격의 내러티브 를 공간이라는 형태로 구조화할 수 있다는데 작업의 동기가 되었다. 꿈은 무의식적인 현상이고 일반적으로 서술화하기엔 앞뒤가 없고 너무 감각적이거나 상징적이다. 그것은 마치 처음과 끝을 알 수 없는 미로와 같은 공간을 걷는 느낌이 드는데, 이것은 오늘날 디지털 공간의 링크 개념 혹은 하이퍼 텍스트 같은 언어 구조와 흡사하다. 이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의 지각적 환각은 텍스트나 그림만으로는 불가능한 공간 감각을 가능하게 한다. 무의식 세계나 꿈속을 실제로 걸을 수 있고, 그곳에서 다른 누군가와 조우 할 수 있게 된다면 오래전 초현실주의자들이 꿈꿨던 열망과 닿아있는 부분이 아닐까.

구상한 건물의 모형을 위해 3D게임 프로그램의 일종인 <언리얼 토너먼트 2004>를 사용하였다. 이 게임엔진의 특징은 실제 사용자가 스스로 편집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자체 내장 하였다. 완성된 모델링은 각 모델링에 애니메이션과 사운드 편집이 가능하며 실제 게임상의 사용자가 조이스틱을 이용하여 제작된 공간을 자유롭게 콘트롤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돼 있다.